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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얼, 한국 현대주를 말하다

이수지

2025.05.31

유주얼은 마시는 사람의 삶에서 답을 찾는 술입니다. 현대인의 살아가는 방식과 닮은 술이죠. 따라서 우리는 유주얼을 ‘한국현대주’라고 말합니다. 한국 술하면 어떤 술이 떠오르시나요? 막걸리, 청주, 소주. 이 중 답이 있었나요? 오랜 시간 사랑받아 왔고, 우리가 앞으로도 지켜 나가야 할 한국 술이죠. 우리는 이러한 술을 ‘한국전통주’라고 부릅니다. 제가 주변에 ‘한국 술을 만든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되물었어요.
“아, 전통주요?”

대게 한국 술이라고 하면, 전통주를 말하죠. 하지만 와인이나 맥주를 마실 때 ‘서양 전통주’라는 표현을 쓰지 않아요. 왜 우리 술은 ‘한국 술’ 그 자체로 나아가지 않을까요? 유주얼은 이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우리술의 가능성, 현대술의 고유성

유주얼은 좋은 우리 술의 가치를 존중합니다. 전통주는 오랜 시간 지역과 사람, 재료에 담긴 이야기를 품어왔죠. 우리 술이라 말하는 탁주, 약주, 청주를 예로 들어볼게요. 한국의 발효주입니다. 저는 한국 발효주를 전통주라고 부르기 전 ‘전통’이라는 유산의 가치를 되새겨보고 싶습니다. 유주얼은 현대의 흐름을 담은 술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 땅에서 난 재료를 다양한 배합을 통해, 수많은 주조 방식을 접목해 보며 오늘날의 술을 만들고 있죠. 현대에 방점을 찍고 서사를 써 내려가는 술입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또 다른 가치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술을 전통주라는 틀 안에서 설명하기엔 조심스럽습니다. 각자의 고유성을 존중하기 위해서라도 말이죠.
한국현대주의 정통성은 ‘이 술을 마시는 사람의 오늘’을 중심에 두고 술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술의 재료, 만든 사람, 만드는 방식이 ‘오늘날에 맞게 재해석되어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죠. ‘오늘날에 선택받는 술’이라는 새 기준으로 우리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요. 이 술이 내 삶의 어떤 순간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 개인적인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만으로도 오늘날의 한국 술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유주얼은 한국주의 확장과 새로운 범주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술입니다. 모든 처음이 그러했듯, 이 현대주 또한 오리지널리티, 자기다운 고유성을 만들어갈 테죠.

한국현대주 선언
유주얼은 한국에서 나고 자란 재료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술을 만듭니다. ‘한국에 뿌리를 둔 재료’로 ‘우리 삶에 맞게’ 빚어진 술을 말합니다. 시대는 변하고 삶의 맥락 역시 움직입니다. 우리에게 기분 좋은 감상과 여운을 남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현재를 통하는 우리 ‘한국 술’이 될 수 있죠.

술의 존재감은 결국 마시는 사람에게서 드러납니다. 유주얼은 지금 한국 술의 다음 장에 와있습니다. 이제 막 문을 열고자 발을 딛었죠. 저는 이곳에서 호기심과 탐험 정신이 보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을 하나의 형태로, 색깔로 규정지을 수 있나요? 우리가 입는 옷이, 즐기는 음식이, 향유하는 취미가 단 몇 가지로 묶어 정의 내릴 수 있을까요?

지금 우리는 여느 때보다 다채롭고 고유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유주얼은 ‘당신의 고유함을 대변하겠다’며 당돌한 형태를 드러내죠. 섬세하지만 개성 강한 맛,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서양의 것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생김새, 어느 하나 익숙하지만은 않습니다. ‘복합적이다’라는 단어만큼 한국현대주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있을까요?

유주얼은 복합미를 담은 술입니다.
오늘 누군가의 하루 안에서 그 사람의 취향을 대변할 수 있다면 — 유주얼은 한국 술의 경계를 넓혀줄 새로운 선택지로서 ‘한국현대주’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을 군더더기 없고 섬세하지만, 뚜렷하게 표현합니다. 전통을 흉내 내지도 않고, 혹자의 길을 모방하지도 않습니다. 한국에서 자란 재료로, 지금 우리가 사는 방식을 담아낸 가장 우리다운 오늘의 한국 술.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한국현대주입니다.

Writer. 이수지 (유주얼 브랜드 디렉터)
우리가 만드는 ‘한국 술’이 어떻게 좋은 현대주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유주얼을 마시는 이들이 호기심을 넘어 탐닉하고 싶도록, 필연적인 존재감을 가진 술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